일할 때 음악을 틀어 두는 분이 많아요. 그런데 어떤 날은 음악 덕분에 일이 잘되는 것 같고, 어떤 날은 오히려 정신이 없죠. "가사 있는 노래가 나쁘다", "클래식을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 같은 말도 자주 들어요. 연구로 어디까지 확인됐는지 살펴보고, 일 종류별로 음악 고르는 요령을 정리해 볼게요.
글을 읽을 때 가사 있는 노래는 방해가 될 수 있어요
중국 동부 대학생 9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어요. 학생들을 중국어 팝송, 영어 팝송, 음악 없음, 세 그룹으로 나눈 뒤 중국어·영어로 된 글을 읽고 문제를 풀게 했어요.
결과를 간단히 정리하면 이래요.
- 가사 있는 음악을 들은 그룹은 음악이 없을 때보다 독해 점수가 낮았어요.
- 읽는 글과 같은 언어로 된 노래일 때 점수가 더 많이 떨어졌어요.
- 평소 공부할 때 음악을 듣지 않던 사람이 더 큰 영향을 받았어요.
뜻을 이해해야 하는 일을 할 때, 알아듣는 말로 된 가사가 함께 들리면 머릿속에서 두 가지가 겹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어요. 다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한 편인 만큼, 모든 사람과 모든 일에 그대로 들어맞는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모차르트 효과'는 생각보다 작아요
"모차르트를 들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말은 1993년에 나온 한 연구에서 시작됐어요. 이후 2010년 학술지 '인텔리전스(Intelligence)'에 실린 메타분석(여러 연구를 모아 다시 분석하는 방법)에서 연구 40편 가까이, 참가자 3,000명 넘는 자료를 살펴봤어요.
이 분석에서 모차르트 곡을 들었을 때의 효과는 작은 편이었고, 다른 음악을 들었을 때도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또 효과가 나온 연구만 발표되는 경향(출판 편향)이 있어서 효과를 더 낮춰 봐야 한다고 했어요. 그러니 특정 곡이나 장르가 집중력을 높여 준다고 믿기보다, 나에게 방해가 덜 되는 음악을 고른다고 생각하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템포와 음량은 직접 확인해 보세요
빠르기(템포)와 소리 크기에 대해서도 여러 이야기가 있지만, 사람마다 반응이 많이 달라서 정답을 하나로 말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직접 확인해 보는 방법을 권해요.
- 음량: 옆 사람 말이 들릴 정도로 작게 시작해서, 음악이 신경 쓰이지 않는 데까지만 올려 보세요. 귀 건강을 생각해도 작은 소리가 좋아요.
- 템포: 같은 일을 할 때 느린 곡과 빠른 곡을 하루씩 틀어 보고, 실수가 줄거나 덜 지친 쪽을 고르세요.
- 익숙함: 처음 듣는 곡은 귀가 자꾸 따라가게 돼요. 여러 번 들어서 익숙한 곡을 쓰면 신경이 덜 쓰일 수 있어요.
일 종류별 고르는 요령
연구 결과와 위 내용을 바탕으로, 일 종류별로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어디까지나 출발점이니 내 경우에 맞게 바꿔 가면 돼요.
문서 작성·이메일·계약서 읽기처럼 글을 다루는 일 가사 없는 연주곡이 무난해요. 특히 한국어 가사는 피하는 게 좋아요. 위 연구처럼 읽는 글과 같은 언어의 노래가 더 방해가 될 수 있거든요. 꼭 노래를 듣고 싶다면 알아듣기 어려운 외국어 노래가 차라리 나을 수 있어요.
계산·장부 정리·재고 맞추기처럼 숫자를 다루는 일 틀리면 손해 보는 일이에요. 음악을 끄거나, 아주 작은 소리로 익숙한 연주곡을 틀어 두세요. 금액 확인, 정산 마감처럼 중요한 순간에는 잠깐 음악을 멈추는 것도 방법이에요.
포장·정리·청소·단순 입력처럼 몸에 익은 반복 작업 머리를 많이 쓰지 않는 일이라 좋아하는 노래를 들어도 괜찮을 수 있어요. 기분이 좋아지는 음악이 지루함을 덜어 주기도 하고요. 다만 손님 응대나 칼·기계를 다루는 작업이라면 주변 소리가 잘 들리게 음량을 낮추세요.
정리하면
- 글을 읽고 쓰는 일에는 연주곡, 특히 우리말 가사는 피하기
- 숫자 다루는 일에는 아주 작게 틀거나 끄기
- 단순 반복 작업에는 좋아하는 노래도 괜찮지만 안전에 맞게 음량 조절
- 평소 음악 없이 일하던 사람이라면 무리해서 틀 필요 없어요
결국 기준은 "내가 덜 틀리고 덜 지치는가"예요. 일주일 정도 음악을 바꿔 가며 일해 보고, 나에게 맞는 조합을 찾아보세요. 집중이 너무 안 되거나 귀가 불편하다면 음악 탓만 하지 말고, 필요하면 전문가와 상담해 보는 것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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