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인간관계 · 글

연말 회식·송년회·경조사, 관계 지키며 정중하게 거절하는 말 요령

심리·인간관계

11월이 다가오면 단체방에 송년회 날짜 투표가 올라오고 청첩장도 하나둘 오기 시작해요. 다 가자니 몸도 지갑도 버겁고, 빠지자니 눈치가 보이죠. 이렇게 느끼는 사람은 많아요.

한국리서치가 2025년 6월 성인 1,000명에게 물어본 조사에서는 최근 1년 동안 평균 6.6번 경조사가 있었고, 경조사비로 평균 56만 원을 썼다고 답했어요. 응답자의 65%는 경조사 때문에 돈 부담을 느낀 적이 있다고 했고요. 경조사 문화를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참여 여부를 개인이 선택하도록 존중하는 것'이 36%로 가장 많았어요. 거절은 무례가 아니라, 잘 말하면 충분히 받아들여지는 선택이라는 뜻이에요.

먼저 나만의 기준부터 정해요

그때그때 고민하면 지치고, 거절할 때마다 미안해져요. 연말이 오기 전에 기준을 정해 두면 훨씬 편해요.

  • 월별 예산 정하기: 11~12월 모임·경조사에 쓸 총액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고르세요.
  • 횟수 정하기: 예를 들어 '평일 저녁 모임은 일주일에 한 번까지'처럼 정해 두세요.
  • 관계에 따라 나누기: 꼭 가는 자리(가족, 가까운 친구, 함께 일하는 팀), 얼굴만 비추는 자리, 축하나 위로만 전하는 자리로 나눠 두세요.
  • 귀가 시간 정하기: "1차까지만, 밤 10시 전 귀가"처럼 끝나는 시간을 미리 정해요.

축의금도 기준이 있으면 덜 고민돼요. 인크루트가 2025년 직장인 844명에게 물었더니, 결혼식에 가서 식사까지 할 때 직장 동료 축의금으로 10만 원이 알맞다는 답이 61.8%로 가장 많았고, 5만 원이 32.8%로 뒤를 이었어요. 이건 평균적인 생각일 뿐이에요. 내 형편과 상대와의 관계에 맞춰 정하면 돼요.

바로 쓰는 거절 표현

거절할 때는 고마움, 거절, 다른 방법 제안 순서로 말하면 부드럽게 들려요. 이유를 길게 늘어놓을수록 오히려 변명처럼 들려요.

  • 회식: "불러 주셔서 감사해요. 이번엔 선약이 있어서 어렵겠어요. 다음 팀 점심은 꼭 함께할게요."
  • 송년회: "올해는 연말 일정이 너무 많아서 조용히 보내려고 해요. 대신 새해에 커피 한잔해요."
  • 지인 모임: "이번 달은 지출을 좀 줄이는 중이라 빠질게요. 사진 많이 올려 줘!"
  • 결혼식: "직접 못 가서 정말 아쉬워요. 마음 담아 축하 보낼게요. 행복하게 잘 살아요."

경조사에 못 갈 때는 연락을 미루지 말고 미리 알려 주세요. 짧더라도 진심 어린 메시지 한 줄이 관계를 지켜 줘요.

일찍 빠질 때 쓰는 표현

다 빠지기 어려운 자리라면 '잠깐 참석'도 좋은 방법이에요.

  • 시작할 때 미리 말하기: "오늘은 9시쯤 먼저 일어나야 해서, 그 전까지 즐겁게 있다 갈게요."
  • 나올 때: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조심히 들어가세요."
  • 2차를 권할 때: "오늘은 1차까지만 할게요. 다음에 또 불러 주세요."

처음에 미리 말해 두면 갑자기 일어서는 것보다 덜 어색해요. 주최한 사람에게 따로 인사를 건네면 더 좋고요.

거절을 해도 관계가 괜찮으려면

  • 빨리 답하기: 참석 여부를 늦게 알리는 것이 거절 그 자체보다 더 실례일 수 있어요.
  • 평소에 챙기기: 모임에는 못 가도 생일 축하나 안부 인사를 챙기면 관계는 유지돼요.
  • 불참 사유는 짧게: 거짓 핑계를 지어내기보다 "일정이 있어서", "이번엔 쉬려고요" 정도로 짧게 말하는 게 나중에 부담이 덜해요.

회식 참석이 지나치게 강요된다면

계속 거절했는데도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거나, 술을 강요하거나, 모욕적인 말이 따라온다면 혼자 참지 마세요.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1만 6,373건이었고, 회식 강요도 자주 나오는 사례예요. 다만 회식에 오라고 권하는 것만으로 곧바로 괴롭힘이 되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상황을 보고 판단해요. 그러니 날짜와 오간 말을 기록해 두고, 고용노동부 상담센터나 노무사 같은 전문가와 먼저 상의해 보세요.

연말 모임은 원래 한 해를 즐겁게 마무리하자고 하는 자리예요. 내 기준을 먼저 세우고 짧고 따뜻하게 말하면, 관계는 지키면서 내 시간과 지갑도 지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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