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록 정리, 엑셀 수식 찾기, 메일 쓰기. 하루에 몇 번씩 하는데 은근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들이에요. 생성형 AI를 잘 쓰면 이런 일을 꽤 줄일 수 있어요. 다만 시작하기 전에 꼭 짚고 넘어갈 것이 두 가지 있어요.
시작 전에: 회사 보안 규정부터 확인하세요
AI 채팅창에 넣은 내용은 회사 밖 서버로 넘어갈 수 있어요. 그래서 국가정보원은 2023년 '챗GPT 등 생성형 AI 활용 보안 가이드라인'을 내면서 민감한 정보를 입력하지 말라는 것을 첫 번째 보안 수칙으로 꼽았어요. 그 뒤로도 국가정보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AI 보안과 개인정보 처리 기준을 담은 안내서를 잇달아 발표했고요.
일하기 전에 이것부터 확인해 보세요.
- 회사에서 쓰도록 허락한 AI 도구가 있는지(사내 전용 AI가 따로 있는 곳도 많아요)
- 고객 이름·연락처, 계약서, 매출 자료, 미공개 기획안 같은 것을 넣어도 되는지
- 잘 모르겠으면 보안 담당 부서나 팀장에게 먼저 물어보기
규정이 없는 회사라면 "이름·숫자·회사명은 지우거나 가명으로 바꿔서 넣는다"를 기본으로 삼는 게 안전해요.
1. 회의록 요약: 받아 적은 메모를 정리본으로
- 회의 메모나 (녹음이 허용된 회의라면) 받아쓰기 텍스트를 준비해요. 참석자 이름은 'A팀장', 'B대리'처럼 바꿔 두세요.
- AI에 이렇게 요청해요. "아래 회의 내용을 ① 결정된 사항 ② 할 일(담당자, 마감일) ③ 다음에 다시 논의할 것으로 나눠 정리해 줘."
- 결과를 원래 메모와 하나씩 맞춰 봐요. 특히 마감일, 숫자, 누가 무엇을 맡았는지는 꼭 확인하세요.
양식을 정해 두고 매번 같은 요청문을 쓰면 정리본 모양이 한결같아져서 팀원들이 보기에도 편해요.
2. 엑셀 수식: 원하는 결과를 말로 설명하기
- 표 구조를 설명해요. 예를 들면 "A열은 날짜, B열은 지점명, C열은 매출액이야."
- 원하는 결과를 구체적으로 적어요. "B열이 '강남점'인 행의 C열 합계를 구하는 수식을 알려 줘. 수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설명해 줘."
- 실제 파일 말고 복사본이나 몇 줄짜리 샘플에 먼저 넣어 봐요. 손으로 계산한 값과 결과가 같은지 꼭 확인하세요.
진짜 데이터를 통째로 붙여 넣을 필요는 없어요. 열 이름과 가짜 숫자 몇 줄이면 충분해요. 오류가 나면 오류 메시지를 그대로 알려 주고 다시 물어보면 돼요.
3. 이메일 초안: 뼈대는 AI, 마무리는 직접
- 받는 사람(거래처·상사·고객), 목적, 꼭 들어갈 내용, 원하는 말투를 적어요. "거래처에 납품 일정이 사흘 늦어진다고 알리는 메일. 정중하지만 짧게, 대안 일정도 넣어 줘."
- 초안이 나오면 사실관계, 날짜, 금액, 상대방 이름을 직접 고쳐 넣어요.
- 우리 회사만의 인사말이나 서명 같은 표현을 덧붙이고 보내요.
사과 메일이나 거절 메일처럼 표현이 신경 쓰이는 글에서 특히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어요.
꼭 기억하세요: AI는 그럴듯하게 틀려요
AI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처럼 그럴듯하게 만들어 내는 것을 '환각(할루시네이션)'이라고 해요. 법률 분야에서는 AI가 있지도 않은 판례를 실제처럼 만들어 내서 문제가 된 일도 있었어요.
- 회의록에 없던 결정 사항이 끼어들 수 있어요.
- 엑셀 수식이 겉으로는 돌아가는데 계산은 틀릴 수 있어요.
- 이메일에 날짜나 조건이 잘못 들어갈 수 있어요.
그래서 AI가 만든 결과는 '초안'일 뿐이고, 책임은 보내는 사람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계약, 세금, 노무처럼 돈이나 법이 걸린 내용은 AI 답만 믿지 말고 담당 부서나 전문가, 공식 기관에 꼭 확인하세요.
오늘 바로 해 볼 것
- 회사 AI 사용 규정이 있는지 확인하기
- 지난주 회의 메모 하나를 이름을 지우고 요약 요청해 보기
- 자주 쓰는 요청문 세 개(회의록, 수식, 메일)를 메모장에 저장해 두기
작은 일부터 맡겨 보고, 결과는 늘 내 눈으로 한 번 더 확인하세요. 그래야 AI로 아낀 시간이 실수 수습하느라 다시 날아가지 않아요.
AI·신기술